2014.08.01
시니어의 든든한 벗 반려동물 시니어들의 상당수가 은퇴후 급속히 외로움을 느낀다. 사회적인 소외감에서부터 노년기 삶의 계획 등으로 인해 고민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때 반드시 필요한 것중의 하나가 정서적인 안정이다. 노년기에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시간은 서로에게 의지가 돼 삶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글 김한수 비지팅엔젤스코리아 대표 누구나 어린 시절에는 소소한 일들도 행복하고 즐 겁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초등학교 다닐 때를 떠올려 보면 학교 정문 앞에서 상자 안에 담겨진 채 삐악삐악 앙증맞은 소리를 내던 병아리를 한 마리씩 데리고 집 으로 돌아왔던 기억이 있다. 우리 몸보다 작았던 병아 리에 대한 호기심이 결국엔 부모님께서 뒤처리를 담당 하는 안타까운 상황으로 연결되긴 하지만 작은 생명체 가 하루하루 성장하는 모습에 남모를 뿌듯함과 책임감 이 생겼었다.
마당이 있는 집이라면 집지킴이 노릇을 했던 강아지나 고양이와 같이 뛰놀고 뒹굴며 성장했을 지도 모르겠 다. 그만큼 우리 곁에는 가깝게든 먼발치에서든 반려동 물이 항상 함께 하고 있었다. 가족의 역할 거뜬히 해내는 반려동물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1인 가구 비중이 전체 가구 가운데 25.3%에 이르렀다. 2000년 15.6%였던 1인 가구는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우리사회에서 가장 흔한 형태였던 4인 가구를 앞지른 상태이다. 이런 현상의 대표적인 원인은 급격한 고령화와 독신가구의 증가이다. 따라서 혼자 노후를 맞는 시니어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노후시기에 접어들면 자연스런 노화 현상으로 인해 이런저런 병이 생기기 마련이다. 또한 육체적인 질환의 외에도 정신적인 질환이 뒤따른다. 대표적인 예가 우울증 의 원인이 되는 외로움이다. 서울대 조맹제 교수팀의 역학조사에 의하면 시니어중 가벼운 우울증을 포함한 우울감 경험율은 9~14% 에 이른다. 약 50만 명에서 100만 명 정도의 노인이 여 러 우울증상을 포함한 우울감을 지니고 살고 있다는 뜻 이다.
때때로 우울증을 겪는 외로운 시니어들은 극단적 인 선택을 하기도 하는데 우리나라의 시니어 자살률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1위로, 하루 평균 12명의 시니어가 스스로 세상을 등진다고 한다. 이것 은 시니어들이 정서적으로 고립되 어 있기 때문인데, 그들의 우울증을 해소시켜 주는 방법으로는 외로움 을 덜어드리는 것이 최고의 해결책 으로 꼽힌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외로움을 없 애주고 시니어들의 삶을 가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은 손자, 손녀와의관 계라고 한다. 그러나 핵가족화 또는 배우자와의 사별 등으로 인한 가족 구성의 변화는 노후의 삶에 있어 가족간의 유대를 지속 하는데 걸림돌이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반려동물은 시니어에게 있어 손자, 손녀와 같은 가족의 역할을 해줄 수 있다. 내 주변에 항 상누군가가 함께 있다는 생각에 정서적 안정을 찾게 되 는 것이다. 실제로 개를 키우는 시니어들은 키우지 않는 시니어에 비해 병원 방문횟수가 30% 줄어들었으며 치 매와 같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어르신의 정신건강에 도 유익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반려동물과 자연 스럽게 놀면서 근력과 균형 감각이 향상되었다는 연 구결과도 있다. 이렇게 반려동물은 유년기 때부터 함께해왔고, 현대사회에서도 어떤 친구보다 든든한 역할 을 해주고 있다. 단조로운 노후 삶에 색다른 기쁨 될 수 있어 시니어들과 반려동물과의 관 계는 생각보다 꽤나 단단한 유대감으로 맺어져 있다. 반려동물과 오래도록 함께해 온 시니어들은 마치 그들이 사람인 것처럼 자연스레 이 야기를 나눈다. 반려동물은 비판적이지 않고 조건 없이 수용하기 때문에 그들과의 상호작용에서 사람들은 자기 개방이 용이하고 감정표현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배우자와의 사별과 이에 따른 사회적 고립은 시니어 들을 쉽게 우울증에 빠지게 하며 이러한 상황에서 반려 동물은 큰 위로가 된다. 실제로 같은 상황에서 반려동 물을 키우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 람보다 우울증을 덜 경험하였다. 더 불어 반려동물을 산책시키며 자연 스럽게 바깥 활동을 하게 돼 가벼운 운동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반려동물의 긍정적인 영향에 관 해서는 이미 여러 연구 결과가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전원 지역에 사는 반려동물 소유자에 대한 연구결과 소유자의 1.3%가 암이 발병한 반면, 비소유자는 3.9%가 발병했다고 한다. 또한 알츠 하이머병(치매)을 갖고 있던 환자들은 매주 개와 어울려 생활하는 시간을 가진 결과, 사회적 상호작용이 향상되 었고 좀 더 침착해 졌다고 한다. 호주에서는 시니어들 이 의사를 방문한 횟수를 연구한 결과, 애견을 소유한 시니어들의 의사 방문 횟수가 비소유 시니어보다 21% 나 적게 나타났다. 반려동물을 그저 동물로만 생각하는 것에 그치지 말 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과 같은 마음으로 돌보다 보면 다소 단조로울 수 있는 노후의 삶에 색다 른 기쁨과 경험이 될 수 있다. 또한 어떤 대 상을 보호하고 책임지고 있다는 생각에 자신감이 생기는 것을 스스로 느 낄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사람과 동물의 관계가 아닌 동반자로서 반려동물과의 친밀한 상호교감을 통해 정서적인 안정과 즐거움 을 갖도록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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